1. 장례 방식의 진화 ― 화장, 수목장, 액화장의 시대별 배경
인간은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에서 문화적, 종교적, 그리고 환경적 선택을 해왔다.
20세기 후반까지 대부분의 국가는 전통적 매장과 **화장(Cremation)**이
장례의 대표적 방식이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기후 변화, 토지 부족, 환경 보호 인식의 확산과 함께
친환경 장례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떠오른 방식이 **수목장(Tree Burial)**과
최근 기술적으로 주목받는 **액화장(Alkaline Hydrolysis, 수산화 분해 장례)**이다.
이 세 가지 방식은 각기 다른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절차를 통해 시신을 처리하며,
그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게 상이하다.
이 글에서는 단순한 감정적 비교가 아닌,
탄소 배출량, 자원 소모, 토양/수질 영향, 잔류 폐기물 처리 등
객관적 기준을 바탕으로
세 가지 장례 방식의 환경적 영향도를 분석해본다.

2. 화장 ― 편리하지만 ‘보이지 않는 공해’의 상징
**화장(Cremation)**은 현재 한국 장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방식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장례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며,
종교적 제약도 적어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화장은 가장 환경 파괴적인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국제 환경 단체에 따르면, 1회의 화장은 평균 **245kg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한다.
이는 승용차가 1,000km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양과 비슷하다.
또한 연소 과정에서
- 수은(치과 충전물 등)
- 다이옥신
- 질소산화물(NOx) 등
독성 가스가 배출되며,
이러한 물질은 장례식장 주변 대기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에너지 소모도 상당하다.
시신을 800~1000℃ 이상으로 태우기 위해 천연가스, 전기 등 화석연료를 다량 소비한다.
따라서 화장은 가장 편리하지만, 가장 탄소 집약적인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3. 수목장 ― 생태 순환에 가까운 자연친화적 방식
**수목장(Tree Burial)**은 시신 또는 유골을 나무 아래 또는 인근 토양에 묻는 방식이다.
고인을 위한 묘비 대신 나무나 식물이 기념물이 되며,
자연 속에서 고인을 기리는 친환경적 대안 장례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수목장은 화장 후 유골을 토양에 안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장례 절차 자체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화장과 동일하지만
사후 공간을 생명체의 순환으로 바꾸는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수목장에는
- 지속적인 탄소 흡수 효과 (나무 성장)
- 묘지 토지 점유 최소화
- 도시 외곽의 생태숲 조성 효과가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 화장 전제가 필요하므로 CO₂ 배출 문제는 여전히 존재
- 묘역 관리가 미흡할 경우 도리어 생태 훼손 가능
- 종교·문화적으로 거부감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목장은
“자연과 공존하는 죽음”이라는 철학적 가치를 통해
도시 장례의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성장하고 있다.
4. 액화장 ― 최소한의 에너지, 거의 제로에 가까운 탄소 배출
**액화장(Alkaline Hydrolysis)**은 최근 주목받는 과학 기반 친환경 장례 기술이다.
일명 **‘물로 화장하기’**라고도 불리는 이 방식은
시신을 수산화나트륨(NaOH)과 물 혼합액에 담근 뒤,
고온(160℃), 고압 상태에서 4~6시간 동안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그 결과, 인체는
- 무해한 수용성 유기물질과
- **고체 형태의 인산칼슘(유골)**로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유해 가스, 미세먼지, 중금속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액화장은
- CO₂ 배출량이 화장의 1/10 이하
- 에너지 소모량은 약 1/7 수준
- 남은 용액은 폐수가 아닌 ‘비료 자원’으로 활용 가능
게다가 이 방식은
- 금속 보철물도 분리 처리 가능하며
- 토양 및 수질 오염 가능성도 거의 없다.
단점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시설 설치 비용이 높고,
**법적 허가를 받은 국가(미국 일부 주, 캐나다 등)**가 많지 않아
사회적 수용성과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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