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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장례 산업 관련 콘텐츠

사람을 나무로 바꾸는 장례법, 진짜 가능한가?

by 즐건정보나눔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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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은 뒤 나무가 된다’는 개념의 시작 ― 수목장과 그 철학적 의미

사람이 죽은 후 나무로 다시 태어난다면, 죽음은 단절이 아닌 순환의 과정이 된다.
이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수목장(樹木葬)**이다.
수목장은 고인의 유골을 분해 처리한 후, 나무 아래 또는 생명체가 자랄 수 있는 토양에 묻는 방식으로,
자연 속에 스며들게 하여 죽음을 생명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장례 문화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한국에서도 2010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공식 장례 방식으로 인정받으며 빠르게 확산되었다.
특히 밀양 ‘하늘숲 추모원’과 같은 국립 수목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수목장은 ‘사람이 진짜 나무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보다는,
‘자연의 일부로 남는다’는 상징적이고 생태학적인 장례에 가깝다.

그렇다면 진짜로 사람의 육체가 나무로 변할 수 있을까?
최근에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서, 과학과 생물학이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기술적 도전에 나서고 있다.

사람을 나무로 바꾸는 장례법, 진짜 가능한가?


2. 바이오 포드 장례(Bios Urn) ― 인간 유골을 나무의 씨앗으로

스페인의 한 디자인 그룹은 2013년 **“Bios Urn”**이라는 혁신적인 장례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고인의 유골을 특수 제작된 생분해성 캡슐에 담고,
그 위에 나무의 씨앗을 심어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캡슐 내부에는 유골에서 발생할 수 있는 pH 불균형과 독성 물질을 중화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씨앗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다.
즉, 유골이 단순히 뿌려지는 게 아니라, 새 생명의 일부가 되어 직접 영양분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Bios Urn 시스템은 유족이 나무 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이 고인을 어떤 나무로 기억하고 싶은지에 따라 개인화된 추모가 가능하다.
또한 모바일 앱을 통해 나무의 성장 기록을 관리하거나,
추모글을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추모 플랫폼도 함께 제공된다.

이 방식은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위로를 주는 장례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최근 한국에서도 유사한 **“생명나무 장례”**가 연구 및 상용화되고 있다.


3. 생물학적 전환 기술 ― 사람의 몸이 나무를 키울 수 있는가?

실제로 유골이 나무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물학적으로 유골은 대부분 칼슘 인산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식물의 성장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단순히 유골을 묻는 것만으로는 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 기술은 이를 극복하고 있다.
첫째, 유골의 미세 분해 및 중화 기술을 통해
토양에서 흡수 가능한 수준의 미네랄과 영양소로 변환하는 처리가 가능해졌다.
둘째, 공생 미생물과 효소 배양 기술을 활용해
유골 기반의 토양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생태계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서는 사람의 시신을 액체화하거나 퇴비화하는 방식으로
토양에서 실제로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완전한 ‘생체 순환 장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장례 공간 부족, 환경 오염, 고비용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장례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즉, 사람을 ‘상징적으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나무의 일부로 만드는 것
점점 더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4. 사람을 나무로 바꾸는 장례의 미래 ― 죽음을 통해 생명을 심다

사람이 죽은 후 나무로 다시 태어나는 장례 방식은
단순한 생명 순환을 넘어,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재정의를 요구한다.
우리는 죽음을 통해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남겨진 이들은 고인을 자연 속 생명으로 기억하는 방법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현재 많은 국가들이 ‘그린 장례’, ‘친환경 추모’, ‘탄소 중립 장례’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기술들을 제도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산림청과 지자체 중심으로 수목장 확대 및 바이오 장례 기술 도입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다.
향후에는 생체 분석 기반 맞춤형 추모 나무 선택,
위치 기반 나무 추적 앱,
AI 기반 나무 성장 추적 시스템까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을 나무로 바꾸는 장례는 과학과 감성, 환경과 철학이 결합된 복합적 상징이다.
우리가 떠나는 방식이 생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
그 죽음은 단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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